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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언어

[요즘글] 내 몸을 이해한다고 해서 엽떡을 시키지 않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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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기간만 되면 미쳐버린다.
여자는 호르몬의 노예라고 했던가 최근에 그 말이 굉장히 실감이 된다.
평소에는 둔해서 신체적, 정신적 변화에 그리 민감하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생리 기간 전주만 되면 먹을 게 미친 듯이 당기는 게 느껴진다.
엽기 떡볶이는 말할 것도 없고 마라탕 마라샹궈 평소에 잘 안 먹던 라면도 끓여먹는다.
음식을 먹고 있으면서도 머릿속에는 "이다음에는 뭘 먹을까?" 하면서 또 다른 음식을 생각하고 있다.
음식만 생각하면 다행이다.
역시 평소에 잘 먹지도 않던 초콜릿을 중간중간 하나씩 까먹는다.
다 먹고 밀려오는 죄책감이란...
이런 쉽지 않은 하루를 보내면서 나를 위로하는 건 느끼는 게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저 엽떡이 당겨서, 갑자기 초콜릿에 손이 가서 먹었다면 지금은 내가 왜 이 음식을 먹고 싶은지 알고 있다.
나이가 먹는 건 예전에는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었던 나의 행동과 생각을 유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경험과 시간이 쌓이는 것 같다.
물론 내 몸을 이해한다고 해서 엽떡을 시키지 않는 건 아니다.
그저 이해하고 오늘의 행복한 나를 위해 잠시 눈을 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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