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어 (86)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라는 사람은 꽤 괜찮은 사람이고, 그러므로 내 주위 사람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일 것이다 나는 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하는 것을 좋아한다. 일찍이라는 것은 예를 들어 1시 약속이면 아침 일찍 준비하고 나가 11시? 정도에 근처에 먼저 도착하는 것을 말한다. 그 이유는 2시간 정도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아이패드로 일을 볼 수도 있다. 사실 핸드폰으로 유튜브만 보고 있어도 괜히 부지런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진 느낌이 좋기도 하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는데 이렇게 일찍 와서 내 시간을 보내다가 10분 일찍 약속 장소에 도착하도록 한다. 보통은 근처 카페에 있기 때문에 약속 장소 가는데 크게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딱인 경우가 많다. 근데 가끔 5분, 10분 혹은 그 이상 친구가 늦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 5분만 늦어.. 진심어린 마음이 담긴 시간의 양은 믿음 몇 달 전부터 왼쪽 아래 이빨이 살짝 신경 쓰였다. 아픈 건 아닌데 뭔가 아린 느낌? 미루고 미루다 갑자기 오른쪽 때워놨던 이빨이 빠져서 치과에 가게 되었다. 간 김에 왼쪽도 같이 진료를 봤는데 생각보다 심각했다. 이미 신경치료가 되어있던 치아라 재 신경치료를 해야 했고, 만약 나아지지 않는다면 발취 후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원래 다니던 치과가 아닌 갑자기 방문한 곳이기도 하고, 이 치과가 새로 생긴 곳이기도 해서 고민을 하다가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예약을 잡고 신경치료를 받았다. 원래 씌워져 있던 크라운을 제거하고 치실 같은 실을 이빨 안쪽으로 무한으로 넣었다 뺐다를 반복했다. ’이제는 된 것 같은데…턱도 조금 아프고…그만하면 안되나?‘ 라는 생각이 무색하게도 사진 찍고 다시 또 무한 반복.. 그냥 하는 거다. 루즈 해져도, 안될 것 같아도, 늦은 것 같아도, 하기 싫어도 그냥. 오늘은 늦잠을 잤다. 사실 오히려 일찍 눈을 떴었는데 핸드폰으로 시계를 확인한 후 다시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이미 9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참 신기하다. 새벽에 눈이 떠져서 시계를 보면 너무 일찍이고 다시 자면 늦잠이 돼버리는 걸까? 평소보다 늦게 하루를 시작하다 보니 나의 루틴이 깨졌다. 아침 일찍 나가 계획했던 공부를 하고 집에 와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약긴 루즈 해졌다. 나가려고 준비하는 시간보다 앉아서 인스타에 들어가 있는 시간과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래도 나갔다. 자리를 잡고 일부러 신문을 펼쳤다. 오늘의 경제 상황에 대해 알게 되었다. 영어 회화 영상을 틀어놨다. 공책에 그날 배운 영어 문장들이 적혀있었다. 집에서 앉아있을 때에는 “어차피 오늘 늦은 것 같은데~ 공부 안될 것 .. 예민함이 극에 달할 때 신경이 날카로워질 때가 있다 “편한 대로 해요” 라는 문장에도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1) 나는 너를 배려하니 네가 편한 대로 해도 괜찮아 (2) 네 마음대로 알아서 해 어떻게 2번처럼 해석될 수 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신경이 날카롭고 예민한 날이면 정말 저렇게 해석될 때가 있다. 물론 해석만 되고 끝나는 건 아니다. 기분이 나빠진다. 그러다 보면 말이 예쁘게 나가지 않는다. 그런 대화들이 왔다 갔다 하다 보면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사실 기분은 마음대로 컨트롤하기가 힘들다. 보통은 내가 예민한가? 하고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평소와 같은 말이 오늘은 기분이 나빴기 때문에 그냥 나도 모르게 날카로운 말로 대응하는 경우들이 많으니까 이미 입 밖으로 말이 나갔으니 주워 .. 소중한 사람이 “말”로써 나를 인정해준다는 것 소중한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주는 말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인 것 같다. 나는 청소년시절부터 친구들 혹은 선생님들에 인정을 많이 받은 편이었던 것 같다.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교 3학년때 친구들의 자소서를 첨삭해주기도 했고, 담임선생님께서는 반장 대신 나를 불러 학급일을 종종 시키셨다. 대학교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도 마찬가지였다. 학과 생활은 잘 하지 않는 아싸?였지만 내가 좋아하는 활동을 할 때는 친구들을 꼬셔 같이 신청해서 열심히 했다. 기간제교사로 일하면서 주위 사람들의 평가 역시 좋았던 편이라고 확신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족과 얘기를 할 때 나는 못하는 것이 많아졌다. 공간감각적인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였고, 그러다보니 언니, 동생에 비해 운전실력이 좋지 않았다. 내 차를 타본 자매들.. 평범한 날을 특별한 날로 만드는 능력 내 생일이다. 어렸을 때는 생일이 다가오기를 고대하기도 했었는데 이번 생일은 이상하게 기대가 1도 되지 않았다. 심지어 어제는 내 생일을 맞이하여 가족끼리 모여 생일 케이크와 선물까지도 받았는데도 실감도 나지 않았다. 생일 당일 아침에도 다른 날과 특별히 다른 건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기 전 일어나서 씻고, 설거지, 빨래, 언니가 시킨 청소까지 해야 하는 것까지 모두 동일했으니까 “똑똑” 하는 노트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나의 소중한 사람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다시 문을 닫고 왼쪽에 숨겨 놨던 꽃다발을 꺼내 나에게 주었다. 또다시 문을 닫고 케이크를 챙겨 내 손에 쥐여주는 게 마지막인 줄 알았지만 다시 또 한 번 문을 닫았다가 돌아오니 선물까지 들려있었다. 어른이 되.. 이전 1 ··· 8 9 10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