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에서부터 머리가 너무 엉켜서 단발로 자를까 고민이 시작되었다.
즉흥적인 성격인 나는 오늘 바로 자를 수 있는 미용실을 찾다가 지쳐 그만두었다
근데 계속 빠지는 엉키는 머리카락에 “아 도저히 안되겠다” 하고 당장 내일 자를 수 있는 집 근처 미용실을 검색했는데
오! 이게 무슨 일이야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1인 미용실에 딱 1자리가 있길래 바로 예약했다.
다음날 5분 정도 일찍 미용실에 도착했다.
아래는 머리를 보신 미용사 선생님과 나눈 대화이다.
”많이 힘드셨겠어요“
”네... 저 많이 힘들었어요“
”어디까지 짤라드릴까요?“
”최대한 많이 잘라주세요“
그래서 결정된 나의 머리 길이는 바로 쇄골쯤이었다.
머리를 자르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첫 번째는 미용실 위치였다.
사실 이 미용실의 위치는 골목 안쪽에 위치해있어서 칮아오기 힘든 곳이다.
만약 나도 집 근처가 아니었다면 잘 몰랐을 정도라고 하면 이해가 조금 빠를 것 같다.
그런데 예약하기가 힘들 정도로 항상 꽉 차있는 게 신기했었다.
그래서 조심스레 여쭤봤다.
”제가 예전부터 예약해서 너무 오고 싶었는데 항상 예약이 차있더라고요! 다들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오시는지 신기해요~“
”처음에는 다들 찾아오면서도 이 위치가 맞냐고 많이들 물어보셨어요~ 그런데 1인 숍이라 그런지 이런 분위기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속 찾아주시더라고요“
여기서 나는 [계속]이라는 단어가 주는 큰 의미에 집중했다.
계속: 끊이지 않고 이어나감
2주 정도는 기다려야 하는 예약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왔던 사람들이 다시 온다.
우선 이 미용실이 굉장히 머리를 잘한다는 것은 확정
그리고 아마 미용실 선생님께서도 친절하신 것도 한몫할 것이다.
확신하는 이유는 아래 손님의 대사에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가 우리의 두 번째 대화 주제였다.
미용실에는 의자가 2개 있는데 혼자 하시다 보니 보통은 1명에 집중하는 편이라고 한다.
그런데 머리하러 오신 손님이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한다.
”왜 옆자리는 비워놔 빨리 한 명 더 받아~~”
옆자리가 비어있으니 돈 더 벌어야 되는데 왜 손님을 안 받냐고 걱정하시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오지랖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곳이 잘 되는 건 너무 기쁜 일 아닌가?
미용실 선생님께서 참 행복하시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는 다음의 기약이었다.
머리를 다 자른 후 머리 말리는 법, 머리 손질하는 법을 알려주셨다.
그리고 지금처럼 길어서 다시 한번 잘라야 되는데 기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반 정도만 길면 아래는 파마로 커버가 가능하니 조금만 힘내시라!라는 말이 머리가 자라는 데 걸리는 긴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약간에 희망을 주었다.
그리고 나는 문을 열고 이렇게 얘기했다
“머리 길고 다시 자르러 올게요”
불편했던 머리를 자르러 갔던 단순한 일상이었지만 머리를 자르며 나눈 대화로 많은 것을 느꼈다.
오늘도 난 나만의 언어로 행복을 쌓았다. 🌻희어.
💛💚💙💜
여러분들은 본인이 자주 가는 미용실이 있으신가요?
혹시 있다면 기분 좋았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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